[새로운 직업] 수학과 산업을 잇는 '산업수학 모더레이터'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은 생소할 수 있지만, 우리 산업 현장에 꼭 필요한 숨은 영웅, '산업수학 모더레이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산업수학? 그게 뭔가요?

먼저 '산업수학'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산업수학은 말 그대로 산업 현장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물류 회사에서 가장 빠른 배송 경로를 찾는 문제 (최적화 문제)
공장에서 불량품을 줄이는 방법 (통계 및 품질 관리)
금융 회사에서 주식 가격을 예측하는 모델 (확률 및 금융 수학)
새로운 소재를 개발할 때 필요한 계산 (시뮬레이션 및 모델링)

이 모든 것이 산업수학의 영역이랍니다. 마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길을 찾거나 물건값을 계산할 때 수학을 쓰듯이, 산업 현장에서도 수학은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학자 유진 위그너(Eugene Wigner)는 그의 유명한 논문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불합리한 효과(The Unreasonable Effectiveness of Mathematics in the Natural Sciences)"에서 수학이 현실 세계의 문제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 놀랍도록 효과적임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산업 현장도 예외는 아니죠!

그럼,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는 누구일까요?

자, 그럼 오늘의 주인공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는 어떤 사람일까요?
쉽게 말해, 산업 현장의 문제와 수학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산업 현장에서는 "아, 이런 문제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고민합니다.
한편, 수학 전문가들은 "내 수학적 지식과 기술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죠.

이때! 산업수학 모더레이터가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기그 문제는 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제가 딱 맞는 수학 전문가를 찾아드릴게요!"
"수학자님, 지금 A라는 회사에서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박사님의 전문 분야와 딱 맞을 것 같아요!"

즉, 모더레이터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제 번역가: 산업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수학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학적 언어'로 바꿔줍니다. 반대로 수학자들의 해결책을 기업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기도 하고요.
해결사 연결고리: 문제의 성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학 분야(통계, 최적화, 암호, AI 등)의 전문가나 연구팀을 찾아 연결해줍니다.
프로젝트 촉진자: 기업과 수학자 간의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중간에서 조율하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치 외국인과 대화할 때 통역사가 필요한 것처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산업계와 수학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사람이 바로 산업수학 모더레이터인 것입니다.

모더레이터는 어떤 일을 할까요?

산업수학 모더레이터의 구체적인 업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업의 문제 발굴 및 정의:
- 기업을 방문하거나 상담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애로사항)을 듣습니다.
- 이 문제가 수학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인지, 어떤 수학적 접근이 필요한지 분석합니다.
-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수학자에게 전달할 준비를 합니다.
최적의 수학 전문가 매칭:
- 정의된 문제에 가장 적합한 수학 이론이나 기술을 가진 연구자, 교수, 또는 연구팀을 국내외에서 찾아냅니다.
-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같은 기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NIMS 홈페이지: https://www.nims.re.kr 참고)
의사소통 및 협업 지원:
- 기업 담당자와 수학 전문가가 만나 문제 해결 방향을 논의할 수 있도록 워크숍이나 미팅을 주선합니다.
-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해요!)
프로젝트 관리 및 지원:
-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합니다.
- 계약, 예산, 일정 관리 등 행정적인 부분도 도울 수 있습니다.
결과 확산 및 기술 이전:
- 수학적으로 도출된 해결책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성공 사례를 다른 기업에도 알리고, 산업수학의 가치를 널리 전파합니다.

이처럼 모더레이터는 단순히 연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왜 산업수학 모더레이터가 중요할까요?

우리나라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이때, 수학이 강력한 혁신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수학이 우리 문제에 도움이 될까?" 혹은 "어떤 수학 전문가를 찾아야 할까?"라며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는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합니다.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성을 높이고, 신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는 등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수학자에게는: 자신의 연구가 실제 사회에 기여하고,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며, 연구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합니다.
국가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합니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산업수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업과 수학 연구기관 간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ECMI(European Consortium for Mathematics in Industry)나 미국의 SIAM(Society for Industrial and Applied Mathematics) 같은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산업수학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를 중심으로 산업수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모더레이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산업수학 모더레이터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렇게 멋진 산업수학 모더레이터가 되려면 어떤 능력과 자질이 필요할까요?

수학적 지식과 이해: 당연히 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특정 수학 분야의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다양한 수학 이론과 방법론을 폭넓게 알고 있어야 어떤 문제가 어떤 수학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 다양한 산업 분야(제조, 금융, IT, 의료 등)의 특성과 공정, 그리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기업의 언어와 수학자의 언어를 모두 구사하며 양측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청하는 자세, 명확한 설명 능력, 설득력이 중요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 및 분석적 사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핵심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적인 접근 방식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프로젝트 관리 능력: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계획 수립, 일정 관리, 리스크 관리 등의 능력이 요구됩니다.
호기심과 학습 의지: 새로운 기술과 산업 동향에 대해 항상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꼭 수학 전공자만 모더레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학이나 자연과학, 경영학 등을 전공했더라도 수학적 소양과 위에서 언급한 역량들을 갖춘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학에서도 산업수학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에서 '산업수학 전문가 과정' 같은 교육을 통해 모더레이터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책으로는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이나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 같은 책들이 실제 데이터와 분석이 어떻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예측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수학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에 대한 영감을 얻고 싶다면 이언 스튜어트의 『세상을 바꾼 17가지 방정식』도 추천합니다.

실제 취업 사례

"그래서 실제로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로 일하는 사람이 있나요?" 궁금하실 텐데요.

아직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라는 직함으로 채용 공고가 흔하게 뜨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수요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NIMS에서는 '산업수학혁신센터' 등을 운영하며 기업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연구원들이 활동합니다. 이들은 기업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적절한 연구팀을 연결하거나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등 모더레이터와 매우 유사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NIMS의 '산업수학 문제해결 워크숍(Study Group with Industry, SGI)'이나 '산업수학 점화 프로그램' 등은 이러한 협력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NIMS 산업수학 플랫폼 참고)
대학의 산학협력단 또는 연구소: 일부 대학에서는 수학과나 통계학과 교수님들, 또는 산학협력 전문가들이 기업과의 연계 연구를 주선하며 모더레이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기업: 데이터 과학자나 컨설턴트 중에서도 고객사의 비즈니스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수학/통계적 모델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산업수학 모더레이터의 역할을 일부 수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 내 연구 부서 또는 혁신팀: 일부 대기업에서는 자체적으로 수학적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여 현업 부서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서 간, 또는 외부 전문가와의 협력을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며, 이것이 모더레이터의 기능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는 기업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수학적 지식과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그 활동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산업수학, 그리고 모더레이터의 미래는 밝아요!

4차 산업혁명 시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기술의 바탕에는 바로 '수학'이 있습니다. 따라서 산업 현장에서 수학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고, 그에 따라 수학과 산업을 잇는 '산업수학 모더레이터'의 필요성도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수학을 사랑하고, 그 힘으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산업수학 모더레이터'라는 매력적인 역할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의 수학적 재능과 열정이 산업 현장에서 멋지게 꽃필 수 있을 겁니다!

참고자료 목록

Wigner, E. P. (1960). The unreasonable effectiveness of mathematics in the natural sciences. Communications on pure and applied mathematics, 13(1), 1-14.
국가수리과학연구소 (NIMS) 홈페이지: https://www.nims.re.kr
국가수리과학연구소 (NIMS) 산업수학 플랫폼 포털: https://www.nims.re.kr/platform/
이언 스튜어트, 『세상을 바꾼 17가지 방정식』, 사이언스북스.
마이클 루이스, 『머니볼』, 후마니타스.
네이트 실버, 『신호와 소음』, 더퀘스트.